[전문건설신문=박정순 기자] 서울시가 공시지가 기준 948억 원 상당의 숨어있던 시유지 47필지, 총 6만8,102.7㎡를 찾아냈다. 1937년부터 1991년까지 55년 간 이뤄졌던 ‘토지구획정리사업’ 과정에서 토지로 등록조차 안됐거나 등기에서 빠진 시유지(체비지)다.

서울시 토지구획정리사업은 1937년∼91년까지(55년간), 58개지구 133.15㎢(서울시 면적의 22%) 면적에서 환지방식으로 시행된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3월부터 토지구획정리사업 지구 내 미등록 토지 목록을 뽑은 뒤 약 6개월 간 일제조사를 실시했다.

47필지 가운데 30필지 4만6천 여㎡는 등기에서 빠진 시유지로, 시는 지자체 최초로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발생한 체비지 9만3천여 필지를 대법원 등기전산자료의 일괄조회로 찾아냈다. 시는 이 시유지에 대해 등기신청을 완료했다.

그동안 미등기 여부는 필지별로 등기부를 일일이 열람하는 방식으로 확인해야 했지만 이번에 대법원의 등기전산자료를 활용함으로써 숨은 시유지 찾기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대법원 등기전산자료는 중앙정부에서는 이용한 사례가 있지만 지자체의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사전승인절차와 법원행정처의 까다로운 심사기준 때문에 이용이 어려웠다. 실제로 이번 사업 추진과정에서도 행정자치부와 법원행정처에 두 번의 심사를 거쳐 성사됐다는 후문.

나머지 17필지 2만2천 여㎡는 지적도에도 없는 미등록 토지들로, 시가 자치구, 한국국토정보공사(구 지적공사)와 TF를 구성해 환지 관련 서류를 조사해 찾아냈다. 시는 이 토지들에 대해 현재 지적측량 절차를 진행 중이며, 완료 후 등기 신청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찾은 체비지 47필지는 지목별로 ▲도로가 40필지 6만 6,486.9㎡로 가장 많았고 ▲대지 3필지 ▲공원 2필지 ▲하천, 구거(수로) 각 1필지였다.

총 16개 자치구에서 발견됐으며, 구별로는 마포구가 6필지로 가장 많았다.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곳은 성동구 송정동의 도로(2만517㎡)로 253억 7,952만9천 원이었다.

마포구의 성산지구는 1965년에 시작하여 1973년에 완료된 사업으로 우리나라 경제개발과 맞물리면서 시행계획의 추가, 변경이 잦아 미등록 체비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이며, 성동구 송정동 80-1 도로는 이번에 찾은 체비지 중 면적이 가장 넓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체비지 발굴로 시 자산이 늘어날뿐 아니라 각종 도시재생사업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토지가 늘어났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사업추진 중에 자주 발생하는 주인 없는 땅으로 인한 사업지연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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