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8·2 대책으로 인한 시장 침체 걱정할 상황 아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전문건설신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4개월째 현 수준(1.25%)으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정부의 8·2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시장 침체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며, 최근 가계부채 상승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31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유지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작년 6월 0.25%p 인하된 이후 이달까지 14개월 간 동결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국회 현안보고를 통해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금리동결을 사실상 예고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성명을 통해 “국내경제는 견실한 개선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소비도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향후 국내경기는 추경집행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전망에 대해 “지난 7월 전망에서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다봤다”며 “이후 여건 변화를 살펴보면 상·하방요소가 모두 있다”고 밝혔다.

상방요소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추경 확정 집행 등을 꼽았고, 하방요소로는 북핵 리스크와 사드 배치에 따른 부작용 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기본적인 경기 개선세는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북한리스크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영향의 정도를 예단하기 어렵고 복잡하다”며 “이런 리스크를 지금 반영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짧다. 오는 10월 이런 것들을 고려해 수정 전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시장 침체 우려에는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대책이 발표된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였지만, 부동산시장의 침체까지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처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다음 달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는다. 그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하면 금융안정 리스크가 줄어든다”면서 “통화정책을 조정해야 하는 시급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가계부채 상황이 총량 면에서 매우 크고, 완화 기조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가계부채 억제 노력은 단기간이 아닌 지속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리인상 조건으로 내건 뚜렷한 성장세에 대해서는 “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 등 정형화된 수치로만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성장률이 지속해서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이로 인한 수요 압력으로 물가 상승률도 목표 수준에 안착하면 뚜렷한 성장세에 부합하는 상황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 속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규모나 증가 속도가 과도한지를 판단할 때는 소득증가율이나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본다”면서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GDP 대비 90%가 넘어 주요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율도 2015년과 2016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며 “이 때문에 정부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줄이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실물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현재의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어서 정부도 그런 점을 우려해 연착륙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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