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건설사업은 국가 물류망의 기본축인 경부고속도로 용량부족에 따른 수송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70년대 초부터 논의되기 시작했다.

경부축으로 인구ㆍ산업이 집중되면서 국토의 불균형개발이 심화됐고 수송능력도 포화상태에 이르자 ‘83년 타당성 조사를 거쳐 ‘89년 5월 서울-부산 고속철도 전용선 건설이 21세기 교통수요에 대비하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결정되었고 이에 철도청(구)은 1989년 7월부터 기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시속 300km의 운행속도가 가장 경제적이라는 결론과 '서울-천안아산-대전-대구-경주-부산'으로의 노선을 확정했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전담할 조직으로 ‘92년 3월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 발족되었다.

현지 정밀조사 뒤 세부노선 확정,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쳐 고속철도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92년 6월 천안-대전 고속철도 시험선 구간을 착공했다.

고속철도 차량형식은 전략적인 협상으로 당초 목표로 삼았던 비용보다 더 저렴한 가격과 제작기술 모두를 이전받는 조건으로 프랑스 알스톰社의 TGV를 선정했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건설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 사전준비마저 충분치 못하여 용지매수에 따른 보상문제 등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였고, 정차역 추가설치 요구나 노선계획 변경 등 각종 민원에 발목이 잡혀 사업은 제대로 진척될 수 없었다.

또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실시한 WJE사(안전진단전문 외국 업체)의 구조물 점검결과가 잘못 이해되어 부실공사라는 국민적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후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철저한 재점검ㆍ재시공을 통해 현장을 직접 국민 앞에 공개설명하면서 조금씩 신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98년 갑작스런 외환위기로 서울~부산 전구간을 고속철도 전용선으로 건설하려던 당초 계획을 변경하여 1ㆍ2단계로 나누어 건설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속철도 건설을 향한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문제점에 대해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어 한 단계 성숙한 철도건설 사업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부단한 노력과 국민의 격려에 힘입어 고속철도 건설은 본 궤도에 올랐고 그 결과 ‘99년 첫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곧바로 국내기술로 제작한 고속열차가 시험선로를 질주하였고, 현재는 차세대 한국형 고속열차가 개발되어 시속 300km로 운행되고 있다. 외국 전문가들의 종합검증에서 선진국 고속철도보다 더 안전하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우리의 고속철도는 세계 철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고속철도 개통으로 본격화된 속도혁명은 국민들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KTX 정차역은 소위 'KTX 경제특구'로서 사람과 자본, 기술이 몰려들어 지역 내 교통과 상권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이 3시간 생활권으로 편입되면서 땅값과 임대료가 비싼 서울이나 수도권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장거리는 고속철도, 단거리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패러다임도 생겨나고 있다. '주말부부'가 줄고 기업체 등에서는 '1박2일 출장'이 '당일 출장'으로 바뀌었다.' 서울시 천안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시간단축 및 서울과 지방간 공간 일체화에 따른 '역풍'도 만만치 않다.

철도는 타 교통수단에 비해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자랑한다. 항공기 보다 18배, 승용차에 비해 약 10배, 버스에 비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행비용과 통행시간은 대폭 줄어든다. 승용차와 비교해 통행비용은 64%, 통행시간은 4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기에 비해서도 통행비용 62%가 절감(통행시간은 유사)됐다.

시간과 비용이 절감됨에 따라 교통분담률은 고속철도를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용객수는 철도가 148% 증가한 반면 승용차는 22.9%, 고속버스 15.5%, 항공기 59.4%가 각각 감소했다.

KTX의 파급효과는 지역 균형발전을 이바지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정보가 지방으로 신속히 파급되면서 지역 간 정보격차가 크게 완화되었으며, 지역 간 연결 시간이 단축되면서 대도시의 업무 편의가 증진되었고, 지역민의 수도권으로의 교육, 의료, 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졌다.

또한, 지방의 여가 및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어 외국인 등 관광객의 지역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속철도 권역에서 벗어나 있던 경주, 울산 지역이 관광의 메카로 부상, 관광수입 증대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국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고속철도 시대' 개막으로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초래했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사회ㆍ문화ㆍ풍습을 반나절 내에 공유함으로써 탈지역화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고,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과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경제활성화 등의 효과가 발생했으며 외국기술에 의존해 건설한 1단계와 달리 지난 2010년 개통한 2단계는 순수 국내기술로 건설함으로써 선진국 철도기술력을 확보했다.

고속철도 기술의 국내 기술ㆍ산업 전반에 대해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 일반철도ㆍ지하철 및 경전철 등 대중, 대량 교통수단의 종합 설계능력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될 것이다.

공기역학(Aerodynamic) 기술은 항공기ㆍ자동차ㆍ유도미사일 등 고속으로 이동하는 차체의 형상설계에 활용될 수 있다.

차체기밀 및 압력파 방지기술은 승객들의 이명현상을 방지하는 기술로써 항공기ㆍ잠수함 등의 설계에 반영되고 있다. 
 
고속철도와 관련하여 국내에서 자체 개발된 기술은 고속차량 13건, 전차선 및 신호분야 7건, 시설분야 1건 등으로 기술의 국산화로 인해 예산절감 및 고용창출은 물론 기술축적을 통한 고속철도건설 기술의 자립화로 해외철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공단은 1단계 사업에서 비용절감을 하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사업관리 기법(PM)을 도입ㆍ적용하였다.

2단계에서는 여기에 첨단IT기술을 접목한 GIS기반의 독자적인 3차원 사업관리 시스템(GPMS)을 개발하였다. 공단은 이 GPMS로 국내특허를 얻어 국내 사업관리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켰으며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아 중국시장에서 사업관리 업무를 수주하는 등 세계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 완벽하게 수행됨으로써 우리 철도기술을 선진국 반열로 끌어올렸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고속철도 건설기술은 세계에서 인정받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2014년 전국 주요거점 KTX망으로 연결

오송~광주 송정을 연결하는 호남고속철도 1단계 구간(182.2㎞)이 ‘14년 말 완공예정으로 용산~광주간 운행시간이 2시간 39분에서 1시간 33분으로 66분 단축된다. 2단계 추진 사업은 광주~목포구간(48.5㎞)이다.

용산~목포를 연결하는 호남고속철도는 총 연장 352.4㎞로 기존 경부고속선 오송에서 분기해 공주~익산~정읍~광주송정~목포로 이어진다.

수서~동탄~평택을 잇는 수도권고속철도(61.08㎞)도 2015년 개통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강남에서 출발해 평택에서 경부고속철도, 오송에서 호남고속철도와 연결된다. 서울~시흥간 병목구간을 거치지 않는 첫 열차다.

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X자형 고속철도망이 완성된다.

KTX 포항직결선은 경부고속철도 신경주역에 앞선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서울기점 319㎞)에서 동해남부선과 연결된다. ‘14년 말 완공되면, 서울-포항간 소요시간은 현재 5시간(새마을호) 에서 2시간 20분대(KTX)로 줄어든다.

나아가 ‘20년까지는 전 국토를 KTX로 연결한다. 전국 주요거점을 'X자형'과 해안권을 연결하는 'ㅁ자형'의 철도망으로 묶어 전국을 하나의 도시권으로 만듦으로써 수도권 집중을 막으면서 실질적인 지역 균형발전을 꾀할 계획이다.

또 현재의 ‘남북축’ 철도망 중심에서 ‘동서축’으로 철도건설이 확대되어 원주~강릉(111km) 노선은 시속 250km급으로 고속화로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춘천~속초(92km), 중앙선 원주~신경주노선(212km), 대전ㆍ김천~거제(200km 내외) 구간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인구의 84%, 전 국토의 82%가 1시간 30분대 생활권에 들고 인구의 98%, 국토의 95%가 2시간대 생활권에 편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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